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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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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안익현 작성일 16-01-10 17:04    조회 2,90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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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말경이었다. 그러니까 20여일 전이다.

적은놈이 친구3명하고 연탄 나르기 봉사활동을 간다고 한다.
집사람은 그래 어렵게사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얼마나 힘들게 사는지 보고오라 한다.

 

내 나이 41에 얻은 늦동이다.
학교를 일찍 넣어서 고1이지만 나이론 중3이다. 그래서 인지 아담사이즈인 엄마를 닮아서인지는 모르겠지만 키165이다.

저거 엄마는 키 안클까봐 걱정이 태산이다. 도둑이 제발 저린걸까?ㅎㅎ
나는 알아서 클거니까 걱정말고 맛있는거 많이 주라고 한다.

 

녀석이 봉사활동을 다녀오는 날이었다. 실제 생활이었던 체험세대인 내가 예상했던대로 아들은 온몸이 아프다며

퍼져 드러누웠다. 끙끙앓는다.ㅎㅎ

 

저거 엄마가 힘들지! 뭐 느낀게 없냐고 물어본다. 녀석은 너무 힘들어서 느낄새가 없었다 한다.

우리가 이정도 살고 있는것도 다 아빠 덕이다 알고 있냐고 물어본다. 벌써부터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한다.

현급자동지급기에만 가면 돈이 나오는줄 알고 있었던 녀석의 어릴적 시절이 스쳐 지나간다.

 

박봉인지라 알뜰하게 살기에 급급했던 나는 동심을 외면한채 장난감을 안사줄려고 마트에서 장난감점을 피해가던때를 생각하니 미안한 생각이 든다. 지금 생각하면 별거 아닌것을....

 

이어서 그러니 우리는 아빠께 잘해야 된다면서 고맙다고 인사하라고 하자 쑥쓰러운듯 씨익 웃으면서 자리를 뜬다.
집사람은 우리 준민이 안낳았으면 어쩔뻔 했노 라면서 혼잣말로 되뇌인다.

 

내가 석션,석션 이라고 방송을 하면
집사람은 걸어서 온다.
큰 녀석은 말로만 아빠 간다라고 한다.
작은놈은 뛰어서 온다.


 

아부지가 장남이라 할배할매와 같이 살면서 5남매중 둘째로 자란  내가 어릴적엔 할배할매와 아부지 말씀이

곧 법으로 알고 뛰어 다녔듯이....

 

녀석이 겨울방학때 봉사활동을 다녀온 친구 4명과 함께 일본여행을 간다고 벌써부터 준비해 왔다.

여권을 발급 받고 저가항공 등 예약을 마친 상황이다. 나는 준민아 일본 찍고 홍콩 찍고 미국서 살라고 했지만,
속으론 오느새 이렇게 자란 늦동이가 대견 스러웠다.

 

저거 엄마와 식탁에서 소근거릴때나 목청을 키울때도 언제나 귀엽고 사랑스러운 녀석의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을 얼마나 더 지켜볼 수 있을까?

 

 

댓글목록

허진님의 댓글

허진 작성일

이 글 읽으며  중간부분에서  ~~ 걸어서온다,  ~~말로만간다. ~~뛰어간다를 보며 공감하며 빵터져서 웃다가 ㅎㅎ ~~`끝부분에서 코끝이 찡하네요.ㅠ~~~

그렇죠 저희 집도 아들 둘인데 둘째가 애교담당이며 싹싹합니다. 울 신랑도 둘째를 더 편안하게 부려먹습니다(?) ㅎㅎ
아들 둘이라 빵점 엄마라 했는데 요즘은 오히려 든든하고 의지가 됩니다.

늘 격려와 좋은 정보를 주셔서 감사함을 지면을 통해서 인사드립니다. ^^~~~

길게가야하는 힘들고 어려운 여정이지만 함께 고민하고 격려하는 모습들에서 힘을 얻습니다. ~~
조만간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