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절개 그리고 연명치료 또는 생명연장장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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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안익현 작성일 16-03-26 10:35 조회 6,350회본문
기도절개 그리고 연명치료 또는 생명연장장치
환우가 돌아가시고 나서 기도삽관이나 기도절개를 연명치료 혹은 생명연장 장치라서 포기했다고 말하는 보호자가 가끔 있다. 또한 그렇게 말하는 이들도 있다. 과연 그럴까? 응급상황 발생에 조치가 늦었거나 미숙해서 였다고 말하기 힘들고 미안해서, 자기 합리화를 위한 변명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과연 헐떡이며 숨이 넘어가는 상황을 내몰라라 하는 보호자가 있을까요. 있다면 극히 제한적일 것이다. 그러나 자랑 할 일은 아닐 것입니다.
어느 환우나 보호자가 기도절개를 필요치 않은 상황인데 원할까요, 일반적으로 기도삽관을 요하는 응급상황에서는 환우는 의식조차 없으며 보호자는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지요. 의식이 있었다면 살고자 하는 본능적인 절박함이 묻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해서 환우들이 기도절개는 하지 않겠다고 하지만 평소의 말이 무색해지지 않나 생각한다. 그러니 말을 앞세우면 안되겠다. ㅎㅎ
나 역시도 그랬다. 기도절개 후 첨엔 힘들어서 원망과 후회도 했지만, 똥 밭에 굴러도 저승 보다 이승이 났다고 했듯이, 나만의 세상을 살고 있기에 지금의 내 모습과 생활이 결코 부끄럽거나 후회도 없다. 내가 잘못한 것이 아니며, 지금까지 최선을 다해왔으며 나름대로 건강한 정신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시간과 공간이 제한된 투병생활 이지만, 살아 있기에 내가 세상에 주인공이며, 내가 없는 세상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고통이 따른다. 그것들은 살아있는 댓가라 생각하고 나의 것으로 소화 하려고 노력한다.
기도절개를 하면 말을 하지 못하게 되는 것에 두려워하고 기피하는 큰 이유 중에 하나이다. 뒤늦게 안것이지만 환우들을 쭉 살펴보았더니 기도절개를 하기 전에 말을 할 수 있었던 환우는 후에도 조금의 노력으로 말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나도 말을 조금 할 수 있었는데, 의사도 환우도 아무도 말해주지 않았으며, 소중한 목소릴 잃어버린 것에 대한 비관과 미리 준비해둔 안구마우스에 의지하며 말하기를 진작 포기해버린 지난날에 대한 아쉬움이 조금은 남아 있다.
갑자기 돌아가신 환우들 중에 내가 알기에는 대부분이 기도절개를 하기 전에 멀쩡하던 환우가 가래와 호흡 문제로 어느 날 갑자가 변(죽음)을 당하여 가슴을 아프게 했었다. 해서 상대적으로 본다면 기도절개를 했을 경우는 더 안정적으로 투병생활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가래와 호흡 문제로 생사의 갈림길이 될 수 있는, 언제 닥칠 줄 모르는 응급상황에 대비하여, 엠브백(수동인공호흡기)을 비치함은 물론 사용법을 익혀 두는 것은 필수라고 생각한다.
결론은 기도삽관이나 기도절개는 결코 연명치료나 생명연장 장치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것은 소중한 생명에 대한 최선을 다하는 것입니다. 살기 위해선 장기도 사고팔고 합니다. 어떻게 보아도 기도절개는 생명에 대한 소중함과 존엄성을 아는 현명한 환우(보호자)들의 선택입니다. 특히 우리 루게릭병 환우는 병의 특성상 마지막까지 영롱한 정신을 가지고 있기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저는 기도절개 4년째 이지만 이글을 쓸 정도로 정신력 만큼은 가다듬고 있습니다.
끝으로 우리 주변에 기도절개를 하였지만 나름 가장으로 소중한 가족으로 5년 10년 많은 환우들이 소리 소문 없이 투병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같은 길을 걸어가는 환우로서 동료로서 상처에 소금뿌리는 말이 되지 않도록 한번더 생각해 주시기 바라며, 격려의 한마디 함께하는 한마디로 힘을 주시기 바랍니다.
"나의 가장 큰 무기는 이손 안에 있소이다.
그것은 바로 “희망“ 입니다."
댓글목록
한광희님의 댓글
한광희 작성일
글도 쓰실수 있는 님이 부럽네요.
처음 호흡이 안되어서 중환자실에 갔을 때
산소 포화도는 정상인데도 호흠기를 하지 않으면 중환자실에서 나올 수가 없었습니다.
집에 와서 좀 지나니까 말도 하고 식사도 조금씩 하는것이 신기했습니다.
그런데 루게릭이라서 호흡기를 뺄 수 없었습니다.
지금 호흡기를 24시간 하고 있으니
어떤날은 그 때 포기 할 걸 그랬나 ~~하는 생각이 들때가 있습니다.
본인도 고생~~가족도 고생~~
그래도 사는 날 까지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정때문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