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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가 오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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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원창연 작성일 10-05-18 18:45    조회 2,59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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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에 한번꼴로는 루게릭병을 진단 받았거나 또는 의심이 든다며 전화를  걸어서 여러가지 묻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답답한 마음에 뭔가 궁금한것에 대한 해답을 듣거나 조언을 받고자 전화를 하였겠지만 나도 달리 알려줄게 없기는 마찬가지이다 .

그리고 어차피  환경과 여건이 서로 다르다 보니 내 입장에서 하는 말들이 꼭 옳다고 할수도 없고 굳이 경험담을 이야기를 하면 초기인 그들에게는 별로 와닿지 않는게 많을수 있다.

무엇을 어떻게 하라는 말이 꼭 도움이 된다는 보장도 없고 오히려 괜히 걱정을 미리하여 심란하게 할수 있으니 득보단 실이 크고 맘의 상처만 생길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특히 치료 방법을  묻기도 하는데 그러한 방법을 알고 있다면 벌써 나의 병이 완치 되었을 것이고 세상이 뒤집어 졌어야 맞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으니 내게도 뭔가 특별한 것은 없다.

때로는 아직 진단 받기 전인 사람들에게도 전화가 걸려 오는 경우도 의외로 많았다.

그들은 의사들이 아직 확실하지 않다고 말을 해도 믿으려 하지 않고 자신에게 나타나는 증상들이 유사하다며 틀림없이 루게릭 환자라고 생각을 하며 정신적으로 나보다 훨씬 많은 걱정을 하기도 했다.

그런  상황에서 내가 해 줄말은 하나도 없다.

섣불리 아 그러세요.힘내세요라고 겉치레로 인사 하기도 그렇고 확진전이니 좀더 확실한 진료를 받아 보세요라고 말을 해 보지만 그들은 이미 루게릭환자가 되어 있었다.

그저 의사의 확진전 까지 마음을 편하게 가지고 유사한 병도 굉장히 많으니 미리 이병에 사로 잡힐 필요는 없다고 말하는 게 내가 할수 있는 말이다.

내 답변을 듣는 그들은 성의 없다고 욕을 하겠지만 그 상황에서 여러 말을 해 봐야 결론이 없는 탁상공론에 불과했다.

아무리 훌룡하게 투병을 하는 루게릭병 환자가 있더라도 그와 똑같이 살순 없다.

사는 형편이 다르고 병의 진행 방향과 속도가 다르고 무엇보다도 병을 받아들이는 자세가 다르니 어떤 방법을 제시한들 그게 답이 될수는 없다.

그리고 그들이 다 옳다고 할수도 없다.

각자가 자신의 처한 상황에서 자신만의 투병법을 찾아내어 살아가는 수밖에 없다.

물론 말처럼 쉽지 않음을 잘 안다.

그래도 현재로선 별다른  특별한 방법이 없는 이상 자신에 맞는 투병법을 찾아 내려는 노력을 하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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