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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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원창연 작성일 10-12-08 20:14 조회 2,486회본문
계절 탓인지
아니면 기분 탓인지
그도 아니면 환경 탓인지
괜히 무기력 해 지면서 우울하다.
말로는 삶에 대해 예기를 하지만
맘속 가득 끊임없이 죽음을 생각을 한다.
죽음을 편하게 받아 들일 준비가 하나도 되어 있지는 않지만
언제라도 무덤덤 하게 맞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막상 코 앞에 닥치면 살고 싶다고 살려 달라고 애원 하겠지만...
내 몸속에 있는 루게릭병을
한결같이 받아 들이고 담담할수 있을까?
가끔이라면 몰라도 쉽지 않다.
불쑥 불쑥 치미는 설움에
한없이 초라해 지면서
이렇게 꼭 더 살아야 하는지 의문을 갖게 되지만
결국은 구차 하지만
그래도 살아야 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오늘도 보란듯이 살고 있고
다가오는 내일을 거부하지 못하고 무작정 기다리고 있다.
이왕 살거라면
웃기지 않아도 웃고
즐겁지 않더라도 즐거운 척이라도 하면 좋으련만
밴댕이 소갈머리라
뭐 그리 어려운 일이라고
아무 짝에도 쓸데 없는 인상을 찌푸리며 똥고집을 피고있다.
그래봐야 나 손해인지 잘 알면서도
여전히 고치지 못하고 있다.
한동안 스스로를 꽤나 잘하고 있다며 착각을 하고 있었다.
괜히 우쭐해져서 시건방을 떨었다.
마치 모든 걸 초월한듯이 행동을 하고
별나게 유난을 떨며 잘난척 떠벌렸지만
알고 보면 나만큼 나약한 사람도 없지 않나 싶다.
아주 작은 일에도 상처를 받고
사소한 문제에도 괴로워 하며
떨치지 못해 며칠씩 불면에 시달리고 자책한다.
타고난 소심함을 이지경이 되어도 버리지 못하는 처지가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내게 지금 가장 시급한 것은
더이상 본 모습을 감추려고 하지 말고
내 자신에게 무엇보다도 솔직해 지는 것이다.
요즘 너무 힘들다고 너무나 외롭다고
이렇게 가끔 어리광 부리듯
아무나 붙잡고 엉엉 소리 내어 울면서 통곡하고 싶다.
쌓이는 분노를 그렇게 쏟아 버리고 나면 한동안 속이 후련해 지지 않을까?
그러고는 다시 아무일 없던 것처럼
훌훌 털어 버리고 또다시 허울 뿐인 가면을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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