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회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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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원창연 작성일 10-06-02 15:29 조회 2,484회본문
협회를 처음으로 알게 된건 발병 2년이 되어 가던 2007년 초순경이다.
발병 직후에는 협회가 있는지도 몰랐고 그보다 알았다고 해도 솔직히 나와 상관없단 생각에 관심이 별로 없었다.
그러다 2007년 협회 총회에 앞서 신설되는 각 지부의 지부장 직을 맡아 보라는 제의를 들었다.
솔직히 빨리 진행되는 루게릭병 특성상 환자인 내가 형식상 맡는 자리라고 해도 이건 아니다 싶어 정중히 사양을 했다.
그리고 얼마후 협회 총회 소식을 듣게 되었다.
그때는 팔은 자유로운 상태이고 두다리는 잠시도 서있을 수 없는 상태라 전동 휠체어를 타고 다닐때 였다.
그래서 마땅히 할일도 없고 해서 협회가 어떤 곳인지 확인이나 해 보자는 마음으로 전철을 타고 혼자서 서울대 병원을 찾아갔다.
그때까지 난 서울대학교와 병원이 같이 있는줄 알았다.
그래서 서울 대학교를 찾아 갔는데 병원은 멀리 떨어져 있었다.
맥빠지고 허탈해서 그냥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 올까 망설이다가 여기까지 온 김에 힘들더라도 한번이라도 보고 가자고 맘을 고쳐 먹었다.
그렇게 돌아가는 바람에 조금 늦게 도착하고보니 행사 진행이 어느 정도 지나 있었고 분위기는 약간 어수선한 모습이었다.
난 아무 생각없이 갔기 때문에 크게 신경을 쓰지도 않았고 별다른 생각없이 있다가 돌아왔다.
그리고 얼마 지나서 협회 홈페이지에 새로운 임원 명단에 대전충청 지부장에 올라온 내 이름을 보고 적잖히 놀랐다.
그래서 다시 한번 극구 사양을 했다.
하지만 사무국장님이 쉽지 않겠지만 하는대 까지 해보라고 말씀을 하셔서 못 이기는 척 승낙을 하고 말았다.
그렇게 시작한 게 3년이란 세월이 지났다.
그동안 뭘했냐고 묻는다면 딱히 할 말도 없을 뿐더러 죄스럽다.
그리고 많은 애를 쓰시는 사무국장님께 도움은 커녕 누만 끼친 것 같아 뵐때마다 미안하고 송구스럽다.
모든걸 혼자서 많은 일을 하시지만 간혹 원망이나 오해를 하면서 색안경을 끼고 보는 분들도 있다 보니 힘들어 하실 때마다 안쓰럽기도 하다.
그런걸 볼때 마다 가끔 회의가 생긴다.
그러나 이제는 누구 보다도 협회에 애착을 갖고 있다.
협회를 사랑한다.
협회를 위해서 많은 애를 쓰시고 계신 분들에게도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
무엇인가 이해 관계에 따라서 득실을 생각 하지만 그보단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 땅에 태어 나는 순간 대한민국 국민이 되는 것처럼 루게릭병이 걸린 순간부터 협회와의 관계가 형성되는 게 어쩌면 당연하다.
앞으로 병이 깊어 지면서 얼마만큼 협회에 관심을 갖고 동참할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설령 내일부터 아무것도 할수 없게 될지라도 지금 이순간까지도 협회에 무한한 신뢰를 보내며 자랑스러움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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