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체줄기세포 임상시험 결과 (2006-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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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무국 작성일 07-08-01 15:04 조회 11,785회본문
성체줄기세포 임상시험 결과 (2006-01-16)
탐사추적 성체 줄기세포 임상의 그늘 <상> 절망으로 바뀐 희망
"임상시험 참여자의 복지(안전.인권 등)가 과학적.사회적인 이익보다 앞서야 한다."
임상시험 등을 할 때 지켜야 할 윤리 원칙을 천명한 '헬싱키선언' 5조다. 아무리 효과가 좋은 치료법이라도 환자의 안전과 권리를 훼손하면서 개발해선 안 된다는 의미다.
하지만 국내 성체 줄기세포 응급임상은 이런 취지와 거리가 멀게 운영되고 있다.
생명이 당장 위독하지 않은 환자에게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치료를 허용하면서 그 부작용도 환자가 떠안게 한다. 거액을 들여 줄기세포 시술을 받았다가 경제적 어려움마저 겪게 되는 난치병 환자의 서글픈 사연이 하나둘씩 쌓이고 있다.
◆ 의술이냐, 돈벌이냐=운동신경이 파괴되는 루게릭병 환자의 남편 J씨는 갈수록 병세가 나빠지는 아내를 보며 하루하루를 견뎌내야 한다.
2004년 말, 그는 아내의 병세를 잡아보려고 성체 줄기세포 응급임상에 매달렸다. 시술을 주선한다고 해 찾아간 K재단은 탯줄 혈액 줄기세포 시술 비용으로 1차에 3300만원, 2차부터 한 번 치료받을 때마다 880만원씩을 요구했다. "직접 치료 비용을 받기 곤란하니, 기부금 명목으로 내달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곤란해 하는 그에게 재단 관계자는 선심을 쓰듯, "그럼, 1100만원만 먼저 내고 2200만원은 나중에 내라"고 했다고 한다. 생활비를 대기도 벅찬 처지였지만 "아내가 나을 수만 있다면…"하는 심정으로 돈을 치렀다. 하지만 기대했던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으로 환자들의 돈을 끌어들이는 건 사기'라고 항의했더니, 무료로 줄기세포를 몇 차례 더 맞게 해주더군요. 그래도 변화는 없었어요."(J씨)
줄기세포가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알려진 것과 달리 시술 후 효과를 보는 이가 많지 않다. 본지가 추적한 응급임상 사례 73건 중 일부 반응이 있거나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된 사례는 20%도 채 되지 않았다.
사정이 이런데도 일부 업체는 줄기세포 제공 대가로 과도한 돈을 요구하고 있다. 루게릭병 환자인 정성근(42)씨는 "줄기세포 응급임상 기관 측에서 3300만원을 달라고 해 포기한 적이 있다"며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의 난치병 환자들을 상대로 장사하는 게 아니냐"고 했다. 그는 "무료로 진행되는 임상시험이 활성화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통상적인 임상시험의 경우 비용을 환자가 부담하지 않는다. 하지만 본지가 추적한 응급임상 중에는 유료(36건)가 무료(29건)보다 많았다.
H업체 등은 1100만~3300만원을, 종합병원 부설 줄기세포센터 등은 300만~800만원을 시술비로 받고 있었다. 무료에서 수천만원까지 차이가 나는 것은 식품의약품안전청 지침에 비용과 관련된 조항이 없기 때문이다.
업체.병원들은 "세포 배양 실비는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한다. 하지만 "임상을 통해 성과가 날 경우 대박이 터질 텐데, 자기 몸을 임상 연구에 내놓은 사람들에게 돈까지 내라고 하는 건 무리한 요구"라는 게 환자들의 입장이다.
울산대 의대 배균섭(임상약리학) 조교수는 "원칙적으로 환자 부담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 "믿어라" "믿고 보자"=척수장애 환자인 이원종(29)씨는 지난해 성체 줄기세포로 척추질환을 치료한다는 B병원에서 상담을 받았다. 의사는 "일단 시술을 받으면 대부분 좋아질 수 있다"며 권했다.
고심하던 이씨는 환우 인터넷 모임을 통해 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환자를 찾아낼 수 있었다. 그 환자는 "전혀 효과가 없었다"고 말해줬다. 시술을 포기한 이씨는 "성체 줄기세포의 효능과 시술 범위가 공개돼야 한다"고 했다. 한 줄기세포 업체 대표조차 "성체 줄기세포 시술은 아직 완치용이 아니라 보조 치료법"이라며 "우리가 생각해도 현재 그 규모가 너무 커졌다"고 밝혔다.
"일부 업체.의료인의 과대 선전도 문제지만 환자 역시 냉정할 필요가 있어요. 난치병 환자들이 효과를 거의 보지 못할 응급임상을 해달라고 졸라대곤 합니다."(외과 의사 P씨)
요즘에는 중국으로 원정치료를 가는 환자도 생겨났다. 한국인이 운영하는 중국의 M사가 산둥성에 있는 한 병원과 제휴해 개설한 성체 줄기세포 클리닉에는 지난해 4월 이후 40여 명의 한국인 난치병 환자가 다녀갔다. 치료비는 2주 체류에 2000만원. 이 회사는 한국.중국 어느 곳에서도 줄기세포 치료와 관련한 허가를 받지 않았다.
◆ 줄기세포 임상 관련 제보를 받습니다 = 02-751-5677,<deep@joongang.co.kr>
◆ 취재팀=김성탁.정효식 기자, 박경훈(서강대 신방4).백년식(광운대 법학2) 인턴기자
2006.01.16 05:40 입력 / 2006.01.16 07:14 수정
탐사추적 성체 줄기세포 임상의 그늘 <상> 절망으로 바뀐 희망
"임상시험 참여자의 복지(안전.인권 등)가 과학적.사회적인 이익보다 앞서야 한다."
임상시험 등을 할 때 지켜야 할 윤리 원칙을 천명한 '헬싱키선언' 5조다. 아무리 효과가 좋은 치료법이라도 환자의 안전과 권리를 훼손하면서 개발해선 안 된다는 의미다.
하지만 국내 성체 줄기세포 응급임상은 이런 취지와 거리가 멀게 운영되고 있다.
생명이 당장 위독하지 않은 환자에게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치료를 허용하면서 그 부작용도 환자가 떠안게 한다. 거액을 들여 줄기세포 시술을 받았다가 경제적 어려움마저 겪게 되는 난치병 환자의 서글픈 사연이 하나둘씩 쌓이고 있다.
◆ 의술이냐, 돈벌이냐=운동신경이 파괴되는 루게릭병 환자의 남편 J씨는 갈수록 병세가 나빠지는 아내를 보며 하루하루를 견뎌내야 한다.
2004년 말, 그는 아내의 병세를 잡아보려고 성체 줄기세포 응급임상에 매달렸다. 시술을 주선한다고 해 찾아간 K재단은 탯줄 혈액 줄기세포 시술 비용으로 1차에 3300만원, 2차부터 한 번 치료받을 때마다 880만원씩을 요구했다. "직접 치료 비용을 받기 곤란하니, 기부금 명목으로 내달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곤란해 하는 그에게 재단 관계자는 선심을 쓰듯, "그럼, 1100만원만 먼저 내고 2200만원은 나중에 내라"고 했다고 한다. 생활비를 대기도 벅찬 처지였지만 "아내가 나을 수만 있다면…"하는 심정으로 돈을 치렀다. 하지만 기대했던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으로 환자들의 돈을 끌어들이는 건 사기'라고 항의했더니, 무료로 줄기세포를 몇 차례 더 맞게 해주더군요. 그래도 변화는 없었어요."(J씨)
줄기세포가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알려진 것과 달리 시술 후 효과를 보는 이가 많지 않다. 본지가 추적한 응급임상 사례 73건 중 일부 반응이 있거나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된 사례는 20%도 채 되지 않았다.
사정이 이런데도 일부 업체는 줄기세포 제공 대가로 과도한 돈을 요구하고 있다. 루게릭병 환자인 정성근(42)씨는 "줄기세포 응급임상 기관 측에서 3300만원을 달라고 해 포기한 적이 있다"며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의 난치병 환자들을 상대로 장사하는 게 아니냐"고 했다. 그는 "무료로 진행되는 임상시험이 활성화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통상적인 임상시험의 경우 비용을 환자가 부담하지 않는다. 하지만 본지가 추적한 응급임상 중에는 유료(36건)가 무료(29건)보다 많았다.
H업체 등은 1100만~3300만원을, 종합병원 부설 줄기세포센터 등은 300만~800만원을 시술비로 받고 있었다. 무료에서 수천만원까지 차이가 나는 것은 식품의약품안전청 지침에 비용과 관련된 조항이 없기 때문이다.
업체.병원들은 "세포 배양 실비는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한다. 하지만 "임상을 통해 성과가 날 경우 대박이 터질 텐데, 자기 몸을 임상 연구에 내놓은 사람들에게 돈까지 내라고 하는 건 무리한 요구"라는 게 환자들의 입장이다.
울산대 의대 배균섭(임상약리학) 조교수는 "원칙적으로 환자 부담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 "믿어라" "믿고 보자"=척수장애 환자인 이원종(29)씨는 지난해 성체 줄기세포로 척추질환을 치료한다는 B병원에서 상담을 받았다. 의사는 "일단 시술을 받으면 대부분 좋아질 수 있다"며 권했다.
고심하던 이씨는 환우 인터넷 모임을 통해 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환자를 찾아낼 수 있었다. 그 환자는 "전혀 효과가 없었다"고 말해줬다. 시술을 포기한 이씨는 "성체 줄기세포의 효능과 시술 범위가 공개돼야 한다"고 했다. 한 줄기세포 업체 대표조차 "성체 줄기세포 시술은 아직 완치용이 아니라 보조 치료법"이라며 "우리가 생각해도 현재 그 규모가 너무 커졌다"고 밝혔다.
"일부 업체.의료인의 과대 선전도 문제지만 환자 역시 냉정할 필요가 있어요. 난치병 환자들이 효과를 거의 보지 못할 응급임상을 해달라고 졸라대곤 합니다."(외과 의사 P씨)
요즘에는 중국으로 원정치료를 가는 환자도 생겨났다. 한국인이 운영하는 중국의 M사가 산둥성에 있는 한 병원과 제휴해 개설한 성체 줄기세포 클리닉에는 지난해 4월 이후 40여 명의 한국인 난치병 환자가 다녀갔다. 치료비는 2주 체류에 2000만원. 이 회사는 한국.중국 어느 곳에서도 줄기세포 치료와 관련한 허가를 받지 않았다.
◆ 줄기세포 임상 관련 제보를 받습니다 = 02-751-5677,<deep@joongang.co.kr>
◆ 취재팀=김성탁.정효식 기자, 박경훈(서강대 신방4).백년식(광운대 법학2) 인턴기자
2006.01.16 05:40 입력 / 2006.01.16 07:1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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