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게릭병 환자들 도울 수만 있다면" 이광우회장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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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무국 작성일 14-08-25 02:54 조회 27,835회본문
"얼음 샤워 열풍…루게릭병 환자들 도울 수만 있다면"
'루게릭병 환자의 대부' 이광우 한국ALS협회장
"'아이스 버킷 챌린지'가 루게릭병에 대해 널리 알리고 환자들에게 정서적, 재정적 도움을 주는 기회가 됐으면 합니다"
이광우(64) 한국 근위축성측삭경화증(ALS·루게릭병)협회장은 루게릭병 환자들을 지원하는 '아이스 버킷 챌린지'의 확산 소식에 반가움을 금치 못했다. 이 회장은 서울대학교병원 신경과 교수로 2001년부터 14년째 한국ALS협회장을 맡고 있는 루게릭병 환자들의 '대부'다.
이 교수가 처음 루게릭병 환자들을 진료하기 시작한 1977년 한국은 루게릭병 연구의 불모지였다. 젓가락질을 제대로 못할 만큼 손에 힘이 빠지거나 입 주변이 마비되는 루게릭병 초기 증상이 보이면 사람들은 영문도 모르고 한의원을 찾거나 교회에서 기도를 하다가 호흡곤란으로 숨져갔다.
이 교수는 "루게릭병은 운동신경세포가 깨지는 병으로 감각과 지능은 정상인데 근육이 움직이지 못해 음식을 삼키지 못하고 숨을 쉴 수가 없게 죽음에 이르게 되는 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감각과 지능은 정상적이기 때문에 환자들은 하루하루 나빠지는 몸 상태를 명확히 자각하고 죽음이 시시각각 다가온다는 공포 속에 산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치명적 희귀병인데도 일반인들이 아직 루게릭병에 대해 잘 모른다"며 "증상이 찾아온 뒤에도 동네 병원과 지방 병원을 전전하느라 6개월~1년씩 허비한 뒤에야 제대로 진단을 받곤 한다"며 안타까워했다.
이 교수는 1998년부터 서울대병원에서 매주 월요일 '루게릭 클리닉'을 운영하며 매달 200~300명의 루게릭병 환자들을 진료하고 있다. 2001년에는 환자와 그 가족들을 중심으로 한국ALS협회를 만들고 회장직을 맡았다. 이 교수는 "협회를 만드는 데는 루게릭병을 앓다가 2012년 작고한 이정희씨가 자신의 서울 배화여고 동창들이 모아준 성금 3200만원을 서울대병원에 기탁한 것이 결정적 도움이 됐다"고 회고했다.
한국ALS협회는 매년 봄 서울대병원에서 세미나와 총회를 열고 루게릭병 환자와 가족들이 모여 병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친목을 다지는 시간을 갖는다.
"루게릭병 앓고 계시는 분들을 보면 안타까운 게 하나같이 참 가난하다." 이 교수는 굳은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가장이 병을 앓게 되든 가족 중 발병한 사람이 있어 치료비와 간병비를 지출하든 '집안이 깨진다'는 것이다. 그나마 희귀병으로 지정돼 인공호흡기 대여비나 간병인을 국가로부터 지원받게 돼 예전보다는 나아졌지만 증상이 호전될 기미는 없이 끊임없이 들어가는 병원비를 대다 보면 집안 경제가 풍비박산 날 수밖에 없다.
이 교수는 "완치가 불가능하지만 비용이 많이 든다는 것을 아는 환자들은 공기호흡기를 달지 않고 죽음을 기다리기도 한다"며 환자들에겐 재정적 문제가 가장 부담이라고 설명하고 "민간 차원의 적극적 관심과 배려와 정부 차원의 지원 모두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개인적 어려움도 크다. 환자가 눈앞에서 죽어가는데도 원인조차 알지 못하고 치료제 개발도 요원하다. 루게릭병만은 아니길 바라고 자신을 찾아온 사람들에게 병명을 말할 때마다 사형선고를 내리는 것 같아 안타까움과 미안함을 느낀다. 이 교수는 "의사로서 무력함과 자책감, 허망함을 많이 느낀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루게릭병 극복을 위한 이 교수의 노력은 계속된다. 이 교수는 "치료제 개발을 위한 후보물질을 서울대에서 2종류 개발했다"며 "병의 진행을 막는 차원을 넘어 근육 세포를 재생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 극복에의 의지를 드러냈다. 이어 "사회에서도 루게릭병 환자들에게 정서적·재정적 도움을 많이 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협회 측은 '아이스 버킷 챌린지'를 통해서든 개인적으로든 한국ALS 협회를 후원할 수 있다고 밝혔다.
후원계좌 : 신한은행 100-022-543111(예금주: 한국ALS협회)
후원문의 : 02)741-3773
머니투데이 신현식 기자
'루게릭병 환자의 대부' 이광우 한국ALS협회장
"'아이스 버킷 챌린지'가 루게릭병에 대해 널리 알리고 환자들에게 정서적, 재정적 도움을 주는 기회가 됐으면 합니다"
이광우(64) 한국 근위축성측삭경화증(ALS·루게릭병)협회장은 루게릭병 환자들을 지원하는 '아이스 버킷 챌린지'의 확산 소식에 반가움을 금치 못했다. 이 회장은 서울대학교병원 신경과 교수로 2001년부터 14년째 한국ALS협회장을 맡고 있는 루게릭병 환자들의 '대부'다.
이 교수가 처음 루게릭병 환자들을 진료하기 시작한 1977년 한국은 루게릭병 연구의 불모지였다. 젓가락질을 제대로 못할 만큼 손에 힘이 빠지거나 입 주변이 마비되는 루게릭병 초기 증상이 보이면 사람들은 영문도 모르고 한의원을 찾거나 교회에서 기도를 하다가 호흡곤란으로 숨져갔다.
이 교수는 "루게릭병은 운동신경세포가 깨지는 병으로 감각과 지능은 정상인데 근육이 움직이지 못해 음식을 삼키지 못하고 숨을 쉴 수가 없게 죽음에 이르게 되는 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감각과 지능은 정상적이기 때문에 환자들은 하루하루 나빠지는 몸 상태를 명확히 자각하고 죽음이 시시각각 다가온다는 공포 속에 산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치명적 희귀병인데도 일반인들이 아직 루게릭병에 대해 잘 모른다"며 "증상이 찾아온 뒤에도 동네 병원과 지방 병원을 전전하느라 6개월~1년씩 허비한 뒤에야 제대로 진단을 받곤 한다"며 안타까워했다.
이 교수는 1998년부터 서울대병원에서 매주 월요일 '루게릭 클리닉'을 운영하며 매달 200~300명의 루게릭병 환자들을 진료하고 있다. 2001년에는 환자와 그 가족들을 중심으로 한국ALS협회를 만들고 회장직을 맡았다. 이 교수는 "협회를 만드는 데는 루게릭병을 앓다가 2012년 작고한 이정희씨가 자신의 서울 배화여고 동창들이 모아준 성금 3200만원을 서울대병원에 기탁한 것이 결정적 도움이 됐다"고 회고했다.
한국ALS협회는 매년 봄 서울대병원에서 세미나와 총회를 열고 루게릭병 환자와 가족들이 모여 병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친목을 다지는 시간을 갖는다.
"루게릭병 앓고 계시는 분들을 보면 안타까운 게 하나같이 참 가난하다." 이 교수는 굳은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가장이 병을 앓게 되든 가족 중 발병한 사람이 있어 치료비와 간병비를 지출하든 '집안이 깨진다'는 것이다. 그나마 희귀병으로 지정돼 인공호흡기 대여비나 간병인을 국가로부터 지원받게 돼 예전보다는 나아졌지만 증상이 호전될 기미는 없이 끊임없이 들어가는 병원비를 대다 보면 집안 경제가 풍비박산 날 수밖에 없다.
이 교수는 "완치가 불가능하지만 비용이 많이 든다는 것을 아는 환자들은 공기호흡기를 달지 않고 죽음을 기다리기도 한다"며 환자들에겐 재정적 문제가 가장 부담이라고 설명하고 "민간 차원의 적극적 관심과 배려와 정부 차원의 지원 모두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개인적 어려움도 크다. 환자가 눈앞에서 죽어가는데도 원인조차 알지 못하고 치료제 개발도 요원하다. 루게릭병만은 아니길 바라고 자신을 찾아온 사람들에게 병명을 말할 때마다 사형선고를 내리는 것 같아 안타까움과 미안함을 느낀다. 이 교수는 "의사로서 무력함과 자책감, 허망함을 많이 느낀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루게릭병 극복을 위한 이 교수의 노력은 계속된다. 이 교수는 "치료제 개발을 위한 후보물질을 서울대에서 2종류 개발했다"며 "병의 진행을 막는 차원을 넘어 근육 세포를 재생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 극복에의 의지를 드러냈다. 이어 "사회에서도 루게릭병 환자들에게 정서적·재정적 도움을 많이 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협회 측은 '아이스 버킷 챌린지'를 통해서든 개인적으로든 한국ALS 협회를 후원할 수 있다고 밝혔다.
후원계좌 : 신한은행 100-022-543111(예금주: 한국ALS협회)
후원문의 : 02)741-3773
머니투데이 신현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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